동물병원 지원금 타내려고 만삭 길고양이까지 중성화 수술해

Posted by | 2024년 06월 26일 | TOP, 사건/사고

[올치올치] 청주의 동물병원 3곳이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사업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임신한 길고양이까지 무분별하게 포획해 수술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이 진행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청주시와 위탁계약을 맺은 동물병원 6곳 중 3곳이 수술을 실시한 암컷 길고양이 318마리 가운데 73마리(23%)는 임신 중기이거나 만삭이었다.

이는 동물병원이 수술받은 길고양이의 모습과 함께 적출된 자궁의 사진을 촬영해 올리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 협회가 자궁의 크기와 모양을 확인해 자체 집계한 결과다.

중성화수술 전 길고양이(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일반적인 고양이의 자궁이 작은 ‘끈’ 형태인 것과 달리 일부 고양이의 자궁은 수십 배 부푼 모습이 확연하다.

현행법은 임신한 길고양이에 대한 중성화 수술을 금지하고 있다.

협회는 이들 동물병원이 지원금을 받기 위해 수년간 무분별하게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수술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주시는 암컷 1마리당 22만원의 중성화 수술비를 동물병원에 지급하고 있다.

임신 중기 이상의 길고양이는 배만 유독 나와 있어 웬만큼 경험이 있는 수의사라면 임신 사실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협회 측은 “새끼는 물론이고 어미까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수술을 진행한 것은 명백한 동물보호법상 학대 행위다. 이들 병원을 모두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주시 관계자는 “올라오는 사진을 매번 확인하긴 했지만, 병원 측이 임신묘인 것을 알고도 일부러 수술했다고 볼만한 확실한 근거가 없어 제재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임신묘 수술 비중이 유독 높은 병원엔 경고 조치를 한 뒤 지속될 경우 위탁 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길고양이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중성화수술 사업이 일부 동물병원의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어 근본적인 사업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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